
안혜리가 평생 가장 파격적인 일을 저지른 건 고3 때, 새로 전학 온 남학생에게 말을 건넨 것이었다. 안혜리는 그가 자신처럼 이 명문 사립고의 장학생일 거라 생각했다. 그러던 어느 날, 수능을 앞두고 그 남학생이 롤스로이스에 탑승하는 걸 목격했다. 문을 연 정장 차림의 남자가 "도련님"이라 부르며 고개를 숙일 때, 안혜리는 준비한 고백 편지와 선물을 주머니에 넣어 눌러쥐었다. 눈가를 훔치며 뒤돌아선 그녀의 17세 짝사랑은, 닿을 수 없는 별이 되어 가슴 속에 묻혔다.